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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미술에서 전통, 그리고 화조영모화

박재은

   동시대미술에서 전통, 그리고 화조영모화 

 

  화조영모화는 사군자처럼 현세를 초탈한 정신적인 가치관의 추구라기보다는 인간의 욕망을 동식물에 투영하는 것에 가까워서 현세적이고 세속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대 작가들 중 신선미, 손유영, 손동현 등이 화조영모화를 자신의 작업에 옮겨와 전통미의 발현을 추구하는 작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사회에서 화조영모화가 그려질 때 인간의 욕망이 투영되고 소망을 간직했던 것처럼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감지된다. 화조영모화를 현대적인 작업에 끌어 들여 작업하는 경우 현대인의 평화로운 일상과 소망이라는 두 가지의 개념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우는 전통을 매개로 현대인의 일상의 즐거움을 고찰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동시대미술에서 전통의 현대성은 진지하고 고매한 이념이나 논리로 무장된 작업들로 이루진 것이 아니라 현대인의 삶에 전통이 가볍고 쉽게 자리하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물론 전통을 화두로 작업하는 작가들은, 전통의 현대성이라는 시의적이고 영구적인 의의 이외에도, 조형의 현대성이라는 과제도 남아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전통의 현대성의 문제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체성의 보존이라는 주체적인 흐름과 쇠락과 폐기해야할 낡은 것이라는 대립적인 관계 속에서 자리하고 있다. 미술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통한 문화컨텐츠들 곳곳에도 전통과 현대라는 흐름은 감지되고 있으며, 자칫 피상적으로 치우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오늘날 전통의 현대성이란, 하나의 흐름으로 감지되는 것이 아니라, 크게 전통을 전복하거나 전통회화에서 발견되는 미적 요소를 자신의 작업에 녹여 작업하는 경우로 나뉜다. 특히 화조영모화를 주목할만 하다. 왜 화조영모화가 중요한 것인지에 관해 질문을 한다면, 산수화를 비롯한 전통회화는 문인들의 정신적 정수(精髓)에 뜻을 두고 현세적인 것과 멀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화조영모화는 동식물을 매개로 현세적인 욕망을 투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인간의 삶과 가깝다. 또한, 이러한 현세적인 소망을 평온하고, 안락하게 담아내고 있어서 전통시대 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에서도 끊임없이 차용하고 가까이 두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동식물들을 통한 옛 사람들의 자연관은 공동체적인 동양고유의 가치관과도 결부된다. 화조영모화에서는 자연에서 벌어지는 작은 소란, 소소한 웃음 등을 관자가 개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두고 그린다. 그것은, 다만, 일상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생명경애의 사상을 소박하게 표현할 뿐이다. 이것은 동시대 작가들에게도 여전히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내려 오고 있으며, 그것은 여유로움, 안락함, 즐거움이라는 요소를 포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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